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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3. 셀룰러 이동통신의 종류와 역사

I-3. 셀룰러 이동통신의 종류와 역사

 

이동전화 서비스를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를 통하여 이동전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데, 한번 구축된 네트워크는 다른 방식으로 변경하기가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이동전화 네트워크는 네트워크 자체를 구축하는데도 수 조원이 들지만 이동전화 단말기의 방식도 결정하므로 각 장비 제조업체는 자신들의 표준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된다. 일단 표준이 결정되면 해당 기술을 가진 제조업체는 시스템에서 단말기까지 엄청난 시장을 점유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리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동전화 방식의 결정에는 각 국가 및 업체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되기 마련이다.

 

셀룰러 이동통신은 크게 1세대 아날로그 방식, 2세대 디지털 방식, 3세대 IMT-2000으로 분류할 수 있다. 셀룰러 방식 이전에 1921년 미국 디트로이트 경찰국에서 사용한 차량용 전화 시스템인 MRS(Mobile Radio Service)가 있었고, 그 후 1946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150MHz대의 수동 접속식(교환원이 통화를 연결하는 방식) 서비스가 제공되었다. 1964년에는 자동식 이동전화 시스템인 150MHz 대역의 IMTS(Improved Mobile Telephone Service)가 개발되었다. 이들 방식은 Large Cell 방식으로 채널의 수가 매우 제한적이었고 핸드오프를 지원하지 못함으로써 서비스 지역을 벗어날 경우 통화가 끊기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다.

 

그 후 AT&T에서 셀룰러 이동전화 방식을 제안하였고, 1983년 미국에서 셀룰러 방식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AMPS(Advanced Mobile Phone Service)가 상용화되었다. AMPS에 이어 영국의 TACS(Total Access Communication System), 북유럽의 NMT(Nordic Mobile Telephone), 일본의 NTT(Nippon Telephone & Telegraph)가 서비스되었다. 이들 시스템의 특징은 채널을 주파수로 구분하는 FDMA(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방식을 사용하는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점이다.

 

1세대 아날로그 셀룰러 방식에서는 미국이 Motorola 등을 필두로 북미, 중남미, 아시아 등을 AMPS 방식으로 점령하여 현재까지도 아날로그 방식 중 AMPS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도 1984년 AMPS가 도입되어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에서 서비스하였다. 셀룰러 이동통신 서비스는 이동성과 편의성 등으로 인하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는데,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없었고 통화 음질도 낮아 새로운 디지털 방식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2세대 디지털 셀룰러 이동통신 방식에서는 북미의 IS-54 TDMA 방식, 유럽의 GSM 방식, 미국의 퀄컴이 개발한 우리 나라의 디지털 셀룰러 표준인 CDMA 방식, 일본의 PDC(Personal Digital Cellular) 방식 등 다양한 기술들이 경쟁하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유럽의 GSM이 시장을 주름잡게 된다. GSM이 시장을 장악하게 된 것은 첫 번째 상용화가 빨랐고 두 번째 SIM(Subscriber Identity Module)을 통한 로밍이 가능하였으며, 세 번째 전 유럽의 표준이었으므로 타 국가로의 파급이 그만큼 빨랐기 때문이다.

 

GSM 방식은 기술적으로는 TDMA 방식에 기초하고 있는데 유럽이라는 단일 문화권내에서 이동전화 방식을 통일함으로써 2세대 디지털 셀룰러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게 되었다. 이에 자극받은 미국은 퀄컴에서 제안한 CDMA 기술을 표준으로 채택하였으나, GSM에 비하여 Roaming(다른 지역 또는 다른 나라에서도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에 약점이 있었고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으로 인해 우리 나라, 중국, 중남미 등 일부 지역에서만 제공되는데 그치고 있다. GSM은 SIM을 이용하여 하나의 번호로 해외에서도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 나라에서 디지털 셀룰러 표준을 결정할 당시 유럽의 GSM 방식과 미국의 CDMA 방식이 경쟁을 벌였는데 GSM 진영의 핵심 기업인 에릭슨, 노키아, 알카텔 등에서 과다한 로열티를 요구하였고 기술 이전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결국은 미국의 CDMA 방식을 채택하게 된다. 우리 나라가 정치적, 경제적으로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이 표준 채택 과정에서도 미국의 압력이 상당 부분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어쨌든 우리 나라가 CDMA를 표준으로 채택한 것은 훌륭한 판단이었다. 짧은 시간 내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여 세계 최초 CDMA 상용화라는 성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훨씬 시장 규모가 큰 GSM 기술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세계 시장에 조기 진출할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리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큰 CDMA 망을 가지고 있고 CDMA 단말기 생산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은 놀라운 업적임에 분명하지만, 사실 안을 들여다보면 핵심 기술은  미국의 퀄컴이라는 회사에 의존하고, 생산과 소비만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나라에서 단말기를 한대 생산할 때마다 매출의 5% 가량을 퀄컴에게 로열티로 지불해야 하는데 퀄컴이 우리 나라로부터 챙겨 간 로열티만 해도 수 천억원이 넘는 상태니까 말이다.

현재까지 셀룰러 이동전화 방식의 표준 경쟁은 크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는데, 일본은 1세대 아날로그 셀룰러 시장과 2세대 디지털 셀룰러 표준 경쟁에서 강대국 미국과 유럽의 틈바구니에서 별로 빛을 보지 못했다. 일본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표준화 경쟁에서 밀려 결국은 세계 시장에서 고립되는 좌절을 맛보았고, 3세대 시장에서 만큼은 주도권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가장 먼저 3세대 이동통신 연구에 착수하였다.
일본은 단독으로는 미국 및 유럽과 경쟁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유럽과의 연합을 선택하게 되고, 결국 IMT-2000 시장에서는 일본의 ARIB(Association of Radio Industries and Business)가 제안한 WCDMA(Wideband CDMA) 방식이 강력한 표준으로 등장하였다. WCDMA 방식은 IMT-2000 시장에서 7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 나라의 IMT-2000 사업자인 KTicom(KTF에 흡수 합병됨)과 SKIMT도 비동기식 WCDMA 방식을 채택하였다. 미국은 퀄컴의 동기식 cdma2000 기술을 계속 지지하였으나 CDMA 종주국이라는 우리 나라까지 비동기식 WCDMA를 채택한 것을 보았을 때, 2세대 디지털 셀룰러 시장에 이어 유럽에게 승리를 내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동통신 방식에서의 표준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아무리 기술이 우수해도 표준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실익을 챙길 수 없게 되고 결국은 시장에서 고립되고 사장되어 버린다. 우리 나라가 특히 취약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 핵심기술의 개발과 표준화 활동인데, 이제부터라도 4세대 이동통신 핵심 기술 확보에 주력하여 세계 이동통신 표준화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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