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네 집에서 Homecoming Day를 했다.
변, 나, 현엽, 쪼, 늦게 합류한 민규까지.
다들 회사일에, 신혼 살림에, 연애에 바쁜데 고맙게도 모였다.
호랑이 병장이 못 오긴 했지만, 다음 달이 출산 예정이라 당연히 이해해줘야 했고.
(민규 말대로 여기 오면, 이혼 사유.)
창밖으로 내리는 가을비에 '서른 즈음에'를 듣는데,
빗방울 소리 사이로 불어오는 공기가 너무 차서
가슴속 울림보다는 그냥...추웠다. (내가 몸이 안 좋기도 했지만.)
아무튼 오랜 시간동안 서로의 사랑 이야기, 진로 이야기를 한참 했다.
변때문인지 어제는 사랑 이야기를 많이 했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시작과 그 확신은 어떻게 생기는지.
일이 중요한지 사랑이 중요한지 등등... 결국 평소와 마찬가지로 결론은 안 났다.
변은 죽어라고 내 말을 안 들어서 결국 포기했다.
대화 중간에 의도치 않게 내가 들어서 좋지 않을 이야기도 나왔지만,
예전에 비해서 나도 많이 담담해진 것 같다.
화남, 억울함, 답답함이 잠시 마음 속 북을 무차별하게 때리는가 싶었는데,
짧은 그 순간이 지나니 다시 북은 공명을 마치고 무덤덤했다.
어느덧 3개월 후면 서른이다.
서른이 되면 뭔가 크게 달라질 줄 알았는데,
아직도 우리는 5년 전 그때 모습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끊임없이 내일을 고민하고, 사랑에 기뻐하고 슬퍼하고. 사소한 것에 웃고 떠들고.
서른이라는 나이의 무게때문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잘난척, 흔들리지 않는 척 하지만.
군대 사람들을 만나면, 5년전 그때의 모습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10년 후에 우리가 잘 되더라도 오늘 같이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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