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누구는 같은 일을 하고도 적은 임금을 받는가. 그들이 그 나라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그들의 가난이 정당화되어야 하는가. 왜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다르게 살아가야만 하는걸까.. 이 모든 고민 덕분에 이 사진전이 더욱 좋았다.
인레 호수의 아침
Lake Inle, Nyaung Shwe, Burma, 2011. ⓒ박노해
‘버마Burma의 심장’이라 불리는 인레 호수는
해발 880미터 고원지대에 자리한 ‘산 위의 바다’이다.
‘호수의 자녀’ 인타족과 소수민족들이 대를 이어
물 위의 농장에서 농사를 짓고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간다.
인레 호수의 검푸른 물안개 속에 태양이 떠오르면
수상 사원에서는 불경 읽는 소리가 나직이 흘러 나오고
어부들은 이제 막 깨어난 물고기도 물새들도 놀라지 않도록
고요하고 겸손하게 자신의 아침 일터로 나아간다.
두 발로 기도를 바치는 듯 노를 저어가는
정중동靜中動의 선정에 깃든 수행자만 같다.
평온한 귀가길
Lake Inle, Nyaung Shwe, Burma, 2011.ⓒ박노해
인레 호수에 붉은 노을이 물들면
평온한 저녁을 맞이하는 귀가의 시간이다.
당당한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인레 사람들의 뒷모습은 충만한 기쁨으로 빛나고
물 위의 파문도 뒤따라 동그란 미소를 짓는다.
“오늘 무슨 일을 했는가 못지않게
어떤 마음으로 했는가가 중요하지요.
모든 것은 물결처럼 사라지겠지만
사랑은 남아 가슴으로 이어져 흐르겠지요.”
꽃다운 노동
Lake Inle, Nyaung Shwe, Burma, 2011. ⓒ박노해
물 위에 떠있는 광활한 농장 쭌묘는 최고 품질의
채소를 길러내는 ‘버마 농산물 생산의 심장부’다.
이 쭌묘 농장에서도 심장부는 불전에 바치는 꽃밭이다.
버마에서는 아무리 가난한 집안이라도 소득의 1/10을 바쳐
꽃을 사고 매일 아침 불전에 올리며 기도를 드린다.
덧없이 시들어버릴지라도 삶은, 밥보다 꽃이 먼저라는 듯이.
꽃을 길러 장터에 파는 마 모에 쉐(21)가 꽃 한 송이를 건넨다.
“쭌묘에서 꽃밭을 가꾸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아름다운 꽃들은 제 손에 향기를 남기지요.
꽃을 든 사람들의 미소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그리고 부처님께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될 거예요.”
[출처]라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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