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고 듣고 맛보고/음악

조수미 파크 콘서트 @ 올림픽공원



지난 일요일 올림픽공원 잔디마당에서 하는 파크콘서트에 다녀왔다.


가기 전에는 성악, 오페라 이런게 좀 지루할것 같았는데 왠걸 보고 나서 깜짝 놀랐다. 

조수미의 첫 곡 넬라판타지아을 듣고 나서, 소름이 돋는 건 물론이고, 정말 노래가 사람과 하나가 된다는걸 처음으로 느꼈다.

얼굴 표정 손끝 하나 몸짓 하나하나가 정말 노래 부를때마다 그 곡에 맞춰 변하는게 신기했고,

전혀 지루하기는 커녕 노래가 끝나는게 아쉬울 지경이었다.

조수미 나이가 이미 50을 넘었다는데, 아직도 저런 화려한 모습과 실력을 갖췄다는게 대단하고.

왠만한 남자 출연진들을 압도해 버리는 카리스마가 역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조수미외에 다른 출연진들의 조합이나 구성이 좋지는 않아서 아쉽기는 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참 좋았는데. 양요섭이나 로티니는 좀 미스캐스팅인거 같다. 조금 더 무게감 있는 테너나 남자 가수가 나오는게 좋지 않았을까? 내 개인적인 취향일 수는 있지만... 또 중간중간 노래 곡 선정도 약간은 공연을 산만하게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공연 자체가 추석 전 가족 모임을 위한 것이 타겟이다 보니 어쩔수 없었던 것 같기는 하다. 실제로 관람객 대부분이 가족들끼리 왔었다. 


하지만 좋은 노래 들으면서 야외에서 샌드위치 먹으면서 선선한 바람 부는데 앉아있으니 참 공연이 끝나는게 아쉬웠다.

다음에는 잔디밭에 누워 편하게 보는 피크니석에서 보고 싶다.




아- 그리고 이날 조수미 노래에 버금가게 기억 남았던 건. 가을밤 가운데 들었던 드뷔시의 달빛이 아니었을까.

눈감으면서 듣고 있으니, 짙은 파란 하늘 아래 비추는 노란 빛의 입자들이 내 몸에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곡인줄은 몰랐는데 정말 최고!

그래서 계속 요즘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