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간다. 비행기 기다리면서 드는 몇가지 생각들
1. 고산에 할머니와 큰아빠 큰고모도 보고. 작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산소도 찾아간다. 부모님 고향이라는게 참 낯설정도로 10년만에 제주도에 간다. 뉴스에서 중국 관광객에, 육지사람들이 팬션 카페 등등을 많이 지었단 소식을 많이 들어서 내가 기억하는 제주가 얼마나 변해있을지 약간은 걱정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가끔씩 만나는 아버지 친구들, 친척들과 같은 제주 사람들이나 제주에 놀러 다녀온 사람들을 보면 막상 또 내 걱정은 기우인거 같기도 하다.
2. 지금 김포공항 터미널 게이트 앞에 앉아있는데. 예전과 달리 안 보이는 것들이 눈에 들어와 참 낯설다.
우선, 그동안 출장으로 인천공항에 세계여러나라를 다녀서 그런지 공항에 이렇게 한국 사람이 많은게 어색하다. 지하철도 영어 안내가 나오는 요즘 한국어 안내만 하는 이곳은 참 로컬스럽다. 면세점도 없고 라운지도 인천과 달리 보안검색장 이전에 있어 못 들어갔고 그래서 자판기에서 음료수 뽑아 게이트앞에 앉아있다. 재밌는건 오히려 지금이 더 여유롭고 차분하며 여행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드는것이다. 어쩜 나는 공항에 오면 이국적 환경, 면세점에 화려함, 라운지를 쓸만큼의 비행 마일리지에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던거 같다. 그리고 그런걸 일부러 찾아 쓰는데 너무 열심이었던거 같다. 허파에 바람을 빼고 여행의 의미를 더 즐겨봐야겠다.
둘째로, 제주에 가는 커플들이 참 많구나 싶다. 지금 게이트 앞 벤치에 앉아있는 일행에 절반은 젊은 남녀다.게이트 앞에서 헤어질거같이 싸우는커플도 있네 지금보니ㅋ 걱정된다 저 커플. 아무튼 대학때도 제주도에 가는 커플들이 많았는데 내가 연애에 관심이 없어 몰랐던건가. 아님 요즘 제주도 정도는 가볍게 가는 곳인가.
셋째로, 저가항공사가 참 많다. 제주로 가는 비행기가 20분에 한대씩 있는데 저가항공사편들이다 거의. 그래서 공항이 거의 동네 이마트 주말 풍경이다. 안내방송에 카트미는 사람들에. 북적북적. 그만큼 보딩타임을 놓쳐 승객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유치원 선생님들같이 뛰어다니는 항공사 직원도 많다. 10년전 내가 갈때는 대한항공 아시아나나가 전부였는데 그때랑 비교하니 참 다른 풍경이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제주는 쉽게 갈수 있는 곳인데 그동안 한번도 안 갔다는게 역시나 의지와 시간 부족이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출국전 한번더 와야하지 않을까 싶다.
3. 글을 쓰다보니 너무 차분해져서 날 설레게 할 것들이 필요하다.
먹을 것들, 돌아와서 사람들이랑 나눌것들을 비행기 안에서 생각해봐야겠다.일단 천혜향은 꼭 사고 올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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