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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맛보고/영화,연극,뮤지컬

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 (2003)

The Pianist 
9.5
감독
로만 폴란스키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토마스 크레슈만, 프랭크 핀레이, 모린 립맨, 에밀리아 폭스
정보
전쟁, 드라마 | 독일, 프랑스, 영국, 폴란드 | 125 분 | 2003-01-03
글쓴이 평점  



영화의 가장 명장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통조림 깡통을 열려고 했던 스필만. 독일군 장교 앞에서 죽음의 직전 순간 앞에 놓이지만,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앙상한 그의 손가락에서 인생 마지막일 것만 같은 건반 하나하나가 강하게 눌러진다. 전쟁 중 그가 겪은 가족과의 이별, 사람들이 종이같이 쓰러져 가고, 좁은 집안에서 죽은 사람같이 살아야 했던 그 시련의 순간들의 슬픔과 아픔이 마지막 그 순간에 쏟아지는 것만 같았다. 생지옥만 같은 전쟁의 순간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고결할 것만 같은 예술가가 식욕때문에 죽을 위기를 자초하는 것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조소섞인 농담이라기보다는, 나치 수용소를 경험한 그만이 그려 낼 수 있는 장면이 아닐까.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어찌나 이 순간에 가슴이 멎을 것만 같던지. 혹시라도 실수를 해서 독일 장교에게 죽게 되는 건 아닐지 가슴을 졸였던 기억이 난다.

영화의 장면 장면을 돌이켜보면, 한 순간도 마음이 편하지 않고 아름답지는 않지만, 그 순간 순간 음악들이 스필만의 귀를 깨우고 그에게 여유와 힘을 불어 넣어준다. 홀로코스트 영화로서 쉰들러리스트 같은 영화와 이 영화가 같는  미묘한 차이는, 음악이 갖는 초월성과 아름다움이 그 당시 사람들의 삶과는 대조되면서도, 음악을 통해서 그 슬픔과 시련을 이겨 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다. 

p.s: 내일 출장 후 첫 출근에 새벽 수영도 가야 하는데, 이 시간까지 영화보고 블로깅이라니... 회사에서 비리비리 하겠구나. 하지만 2003년에 이후로 거의 10년만에 봐도 다시 한번 그 감동이 그대로 남아있다. 명작은 명작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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