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신경쓰지 않던 사업이 갑자기 진척이 되면서 출장을 가게 됐다. 자세한 내용을 쓸수는 없지만 좋은 결과를 기대할만한 출장이어서 마음이 설레였고, 든든한 두명의 선배들과 같이 간다는 점도 마음의 짐을 훨씬 덜어줬다. 막상 미팅을 해보니 워낙 중요하고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많아서, 원래 나 혼자만 갈 출장이었는데, 진짜 혼자 갔더라면 출장지에서 울뻔 했다.
1년 전 여행으로 다녀왔던 곳. 런던 시내 곳곳을 구경하지는 못했고, 뮤지컬도 제대로 못 봐서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 그 때였다. 물론 이번에도 제대로 구경은 하나도 못했지만, 출장 기간 내내 영국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날씨가 너무 좋았고, 같이 일한 ENO 멤버들도 모두 팀웍이 잘 맞았다. customer도 갑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친절했다. 특히 나에게 SNS친구 신청을 하고, 한국에 꼭 와보고 싶다고 오면 같이 놀자고 신신당부 하며, 영어 실력 excellent하다며 미국 어디서 공부했냐고 물어본 친구도 있었다. ㅎㅎ 아무튼 이래저래 기분 좋은 출장이었고, 사업의 결과가 어떻든 간에 이런 즐거운 출장을 주신데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을 몇장 올려보면...
비행기 창문샷. 출장때 항상 통로에 앉았는데, 창문석에 처음 앉은 기념으로.
별 2개짜리 호텔?인 Elva Lodge Hotel. 호텔이라고 하기에 좀 머하다. 건물이 원래 병원으로 만들어졌는데 지어진지 100년도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역사는 역사인거고, 시설은 시설인거지...
호텔 방. 하루에 12만원쯤 했던 것 같다. 같은 가격에 동남아 매리어트와는 천지 차이이다. 방이 너무 좁고, 샤워실이 한 사람도 겨우 들어가서 씻을 크기였다... 그런데 첫날에는 이렇게 정말 별로 였는데, 몇일 지내다보니 또 이 방이 편해지더라.
출장간 곳은 엄밀히 말하면 런던은 아니고 버크셔주의 Maidenhead라고 런던 근교의 작은 도시이다. 이 곳에 유명한 명물은 현대 남자 패션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윈저공의 이름을 딴 Windsor Castle과 Rowing이다. 런던 올림픽에서 조정 경기 시합장이 이 근처에 있다고 한다. 아무튼 여러 곳에서 평소에도 rowing 연습을 하러 이 도시에 오는데, 그래서인지 호텔에도 관련된 물건들이 많았다. 아래 그림은 호텔 화장실에 있던 그림인데 재밌어서 찍어 봤다. 말풍선 안에 글을 읽어봐야 한다.
매일 저녁에는 영국 맥주를 마시며 칩스를 먹었는데, 머문 기간 동안은 날씨가 살짝 더운 감이 있어서 사진의 Foster를 주로 마셨다. 알콜 도수가 낮아, 더운 날에 편하게 마실수 있다는 바텐더 아줌마의 추천으로... 사설이지만 맥주는 독일 맥주가 최고인듯...
Maidenhead의 highstreet에 있는 시계탑
저녁에 먹었던 연어 스테이크와 칩스. 영국 요리는 대체로 소스가 거의 없고, 그릴에 굽거나 튀긴게 전부이다. 프랑스 요리에 비해 맛은 덜하지만 그래도 나름 맛있었다. 가격도 6.75 파운드 밖에 안 했다. 영국이 대체로 스테이크 류가 한국에 비해서 물가 대비 저렴했다. 식당은 스테이크로 이 동네에서 그런대로 인기있는 Wetherspoon Pub. 맛있고 싸서 두번이나 갔다. 싼게 미국산 소고기를 쓰는게 아닌가 살짝 의심-_-;
또 다른 저녁 날 Windsor Castle이라는 Pub 야외 table에서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
맘에 드는 샷. 뭔가 여유있는 표정이 좋다. 사실 엄청 피곤한 상태였는데.
마지막 저녁날 다시 찾아간 Wetherspoon pub에서 스테이크를 먹었다. 역시 맛있음 ㅠㅠ
Maidenhead에서 마지막 밤을 정리하며 호텔로 가는 길... 작지만 깨끗하고 조용한 동네다.
이번 영국 출장은 일은 정말 많고 힘든게 많았지만, 이상하게도 즐겁고 재밌었다. 다 자기 마음 가짐과 옆에서 같이 있는사람이 중요한것 같다. 별볼일 없는 소도시에서도 이것저것 재밌는 거리를 발견하는 내 모습에 약간은 놀라기도 했고, 아직 이런 모습을 남겨주신데 감사한다.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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