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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일상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있을까





친구랑 이야기 하다가 우리 회사라는 곳이 개인의 개성은 살려주기 보다는 대체로 둥글둥글하게 만들어 가는거 같다는 걸 느꼈다. 둥글둥글한 사람들 중에서도 더 끈질기고 독할 때는 집요할 정도로 독하기도 하고 운도 좋아 성과가 있는 곳에 있던 사람들이 회사에서 남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나는 점점 없어지는 느낌이 드는데... 근데 생각해보니 이런 고민은 나만 했던건 아니었던 거 같다...


나였던 그 아이는 정말 어디 있을까...


학원가는 길마다 보였던 교보타워의 그 글귀가 떠올라서 핸드폰 앨범을 찾아봤다. (교보타워 현판 시리즈는 참 좋다)

회사 버스에서 내려 횡단보도에서 먼 저녁 하늘 보다가 한숨 푹쉬면서 봤던 그 글.

바쁘게 사는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생각하는 거 중요한거 같다.


원래 저 글귀는 페루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질문의 책' 이라는 시집 중에 일부이다.

시 전체를 읽으면 조금더 심오하다.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그는 알까

그리고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왜 우리는 헤어지기 위해 자라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썼을까?


내 어린 시절이 죽었을 때

왜 우리는 둘 다 죽지 않았을까?


만일 내 영혼이 떨어져 나간다면

왜 내 해골은 나를 쫓는거지?




질문의 책

저자
파블로 네루다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02-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대단히 시적인, 엉뚱한 상상력의 소유자 네루다의 웃기고, 초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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