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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여행

29살 늦깎이 나홀로 유럽여행을 가다

예전 블로그에 썼던 글인데, 파리로 떠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생각나서 다시 올려본다. 그때 여행지에 대한 리뷰를 쓰다가 할말이 너무나 많아서 도중에 포기하고 말았는데, 약간 후회된다... 이제는 1년이나 지나버려서 그때의 생생한 느낌과 감정이 살아나질 않는다. 그래서 아래 prologue만 남겨본다.


prologue

남들은 가족여행, 대학교 때 배낭여행으로 한번씩은 다녀온다는 영국, 프랑스를 나이 서른이 다 되어 다녀왔다. 6월 17일 파리에 도착해서 6월 26일 런던에서 출발하기까지 10일가량의 여행이었다. 다행히도 내가 두달 전부터 여행을 준비하여, 부장님과 주변 파트원들에게 유럽 여행 간다고 "홍보"를 하여 내 휴가는 기정 사실화 되었다. 휴가 기간 중 내가 맡은 프로젝트의 싱가폴 출장이 겹쳤지만, 고맙게도 내 사수께서 대신 출장을 다녀오셨다. 두가지를 느꼈는데, 우선 역시 회사는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간다는 사실. 또, 회사를 다니며 공식적으로 쓸수 있는 휴가 일수는 충분하지만 내마음대로 쓰는데는 역시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물었다. 왜 유럽을 가냐고... 사실 명확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한번 가보고 싶었고, 지금이 아니면 갈일이 없지 않을까 싶었다. 신혼여행으로 갈곳도 아니고, 출장으로 당분간 갈곳도 아닌거 같고, 나중에 애가 생기고 지금 내 부모님 나이가 되면 더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곳이 유럽이었다. 지난 3년 가까운 시간동안 회사에 메여서 제대로 여행도 못 다녀서 "휴식"과 "기분 전환"이 필요했고, 유럽갈 돈과 시간이라면 차라리 동남아에서 럭셔리 리조트에서 푹 쉬다가 오는게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차라리 그 돈으로 내가 갖고 싶던 캐시미어 체스터 코트와 명품 시계를 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짧은 29년 인생에서 나중에는 돈이 있어도 시간과 열정이 없어 하지 못하는게 많다는 것을 깨달아 회사 일에 찌든 몸을 이끌고 파리 행 비행기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