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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일상

나에게 집중하는 삶- LBS에서1st Term을 마치며

London Business School의 1라운드 지원자중 합격자 발표가 났습니다. 제 지인중에서도 합격한 사람이 있네요. 이제 2라운드 준비하시는분들과 향후 지원을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4개월동안 MBA 2년과정중 가장 힘들다는 첫학기를 마쳤습니다. 정말 인생에서 가장 압축적으로 많은것을 배운 학기였고 여기서는 학업 외적인 것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첫째는 남이 아닌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가져야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언뜻 이기적이어야 한다는 의미일수도 있지만 사실은 다른 맥락입니다. 한국의 많은 문화는 예의와 체면을 중시합니다. 제가 있었던 영국도 서구권에서는 그에 있어서는 남 뒤지지 않죠. 그런데 제가 몸으로 느끼는 바는 조금 달랐습니다. 가령 한국의 많은 것들은 과시와 보여주기가 전제하고 있습니다. 소비문화가 그렇고. 여러가지 관혼상제의 문화가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니 진정 내가 원해서 어떤 행위를 하는지, 아니면 그게 예의고 사회적 불문율이기에 하는지가 각 개인별로도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가령 결혼문화를 볼까요. 왜 예물이나 예단 혼수를 준비할까요. 왜 어떤건 신부측이 어떤건 신랑측이 준비해야 할까요. 또 명품 브랜드나 수입차가 왜 부의 상징이어야할까요. 돈이 많아지면 갑자기 대다수의 사람들이 독일의 b사차가 더 좋아지는걸까요. 개인의 취향과 주관이라는게 우리 사회는 너무 획일화 되어 있습니다.
제가 겪은 두가지 정도의 일반적인 MBA 케이스와도 엮어보겠습니다. MBA 라는 과정상 학생들이 그곳에 모인 이유는 거의 대다수 동일합니다.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조금 특이한점은 각자가 가지는 성공을 위한 동기와 방법이 다양합니다. 우선 우리나라처럼 사시 의사국가고시같이 정해진 길을 따라온 친구들은 드뭅니다. 또 미래의 하고싶은 일 직장도 천차만별에 그 동기도 다양합니다. 콜롬비아에서 온 제 같은 조원은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이고 성공하는게 목표입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어릴적 가족이 납치를 당하고, 콜롬비아에서 왔다는걸 다시 생각해보세요, 그로인해 가족이 다같이 안전히 살수 있는 환경으로 이주하기위해 성공하고 싶다고 합니다. 또 다른 조원은 뉴욕 골드만삭스에서 에너지분야 트레이딩을 하던 VP였습니다. 그 친구 역시 그 자리에 있어도 수억의 돈을 벌었겠지만, 남의 의지대로가 아닌 본인의 사업을 하고싶어 그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각자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과연 MBA를 준비중이신 여러분은 어떤 목표로 MBA를 지원중이신가요. 안 가면 낙오되는거 같고, 잘 나가는 사람들은 다 하니 MBA를 하시려고하나요?
이 질문을 조금 더 일반적으로 하면 왜 사시나요? 지금 그 일은 왜 하시나요? 그 사람은 왜 만나시나요? 등등으로 다양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것들이 명확하지 않으면 여러분은 시간을 허비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행도 당장 그 시간에 만족을 할수있겠지만 그럼에도 그 시간들이 본인의 인생에 목표와 맞닿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이게 MBA에서 배운 두번째 배움입니다. 여러분이 오시면 정말 수많은 이벤트가 있을 겁니다. 예를들면 저는 매주 월요일 저녁 살사클럽에서 하는 댄스강좌를 들었고 수요일이나 일요일에는 암벽등반 동호회를 갔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프로페셔널 클럽들이 하는 각종 이벤트가 매주 있습니다. 테크 클럽은 페이스북 구글등에서 졸업생들이 와서 강연을 하고. PE VC클럽에서는 컴피티션. 가끔 와인클럽에서 하는 와인 시음회 등등. 거기에 매주 목요일 Sundowners 행사. 친구들과 가끔하는 파티. 스터디그룹 과제. 시험공부. 주말에 종교활동, 문화 축구 등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한 런던, 가끔 영국 주변 국가로 놀러가는 개인여행과 Trek 등... 이 모든걸 매주매주 제가 다했다는건 아닙니다 한주에. 현실적으로 가능은 하지만 4개월을 저렇게 매주 살았으면 안 그래도 없는 살이 더 빠졌겠죠.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너무나 많은 기회가 있어서 자기의 주관이 뚜렷하지 않으면 다 하더라도 자기에게 남는게 없거나. 아님 결국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게 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그런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마치 백화점에서 아이쇼핑후 지치고 그게 다 그거인것 같아서 아무것도 안 사고 나오는 경우와 비슷한거죠.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본인에게 물어보세요. 정말 무엇을 하면서 살고 싶은지. 내가 정말 그것을 좋아서 하고싶은건지. 아님 보이기에 그래보여서 하고싶은건지. 저 역시 이제 깨달았으니 남은 학기 동안 또 열심히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겠죠. 인생은 짧은거 같습니다. 지난 4개월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거든요.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런던은 너무 괜찮은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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