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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MBA 준비기

LBS, IESE MBA 방문 후 느낀 점 - LBS (London Business School) 편

11월 14일 목요일에 영국 London Business School에 다녀왔다. 런던에서 체류 시간을 24시간도 안되게 출장을 계획해서, 밥먹고 잠자는게 아까울 지경이었다. 하나하나 너무나 아쉬운 시간들이었지만, 그만큼 소중한 시간들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학교 관계자와 한국 선배들, Student Ambassador를 만나면서 약 5시간 정도를 학교에서 보내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정리해봤다.


It's London, London, London !

LBS는 런던에서 큰 공원인 Regent Park 바로 옆에 있다. 즉, 쉽게 말하면 the city of London (도심)에 있는 학교다. 내가 런던에 있는 MBA를 간다고 하면 보통 많은 분들이 런던정경대 LSE (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라고 이해하시는데, 참고로 LSE는 MBA 과정이 없다. 물론 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정이다. 


1. 다양한 기업과의 교류가 내 하루 삶에 녹아내릴 수 있다.

나는 예전에 왜 LBS가 학교 설명회할 때마다 왜 London을 강조하는지 잘 몰랐는데, 학교를 찾아가는 길에서 벌써 왜 런던 도심에 학교가 있는게 중요한지를 깨닫기 시작했다. 내가 머물던 켄싱턴을 비롯 런던 어디에서나 학교까지는 지하철, 버스, 자전거로 쉽게 갈 수 있는데, 그만큼 학교의 접근성이 좋다는 것은 다양한 런던에 위치한 다양한 기업들과 교류가 쉽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학교에서 만났던 Student ambassador 의 하루 시작이 아침에 큰 뱅킹쪽 HR 사람들과 인터뷰나 클럽 펀딩을 받으러 다니는 것을 보면서, 왜 런던이라는 대도시에 있는게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또 학교에서 강조하는 다양한 이벤트에 guest speaker들이 학교로 찾아오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MBA라는 곳이 네트워킹이 큰 목적이고, 또 그 역시 post MBA를 위한 Job을 구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학교가 도심에 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factor 중 하나인 것이다. 


                                        학교로 가는 길                                            LBS 간판? 첨에는 이게 학교인가 했음.


2. 대도시의 삶, 문화, 역사, 공원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지만 런던하면 떠오르는 것들. 버킹엄 궁전, 빅벤, 국회의사당, 타워브릿지, 세인트폴 성당, 런던 아이, 복잡하고 좁은 차도 그 곳을 누비는 2층 빨간 버스와 블랙캡, 해롯에서 중동, 러시아 부호들의 쇼핑, 인도 다음으로 맛있다는 인도식당이 있는 곳. 내셔널 갤러리, 자연사박물관, 테이트모던. 1년 내내 뮤지컬이 있는 곳, 하이드 파크, 리젠트 파크와 같은 공원이 있는 곳. 첼시와 아스날 등 축구클럽과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열리는 곳. 주말이면 열리는 마켓들. Samuel Johnson이라는 아저씨는 "When a man is tired of London, he is tired of life." 라고 했다고 할 정도다. 솔직히 나는 서울도 런던보다 더함 더했지 다양하게 할게 많은 도시인거 같다. 아무튼 바르셀로나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그 도시에서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나와 그 도시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2년을 나와 맞지 않는 곳에서 사는 것은 상상도 할수 없지 않는가.

학교에서 작은 길 하나 건너면 있는 Regent's Park에서. 
이날 너무 추워서 10분만에 학교로 돌아감

 


Vibrant, Dynamic 사람냄새 나는 곳. 그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

학교가 너무 좁다 그래서 좋다

아마도 학교에 들어서면 받는 첫 인상은 흠... 생각보다 작네 일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고는 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학교 건물을 여왕으로부터 받은 것이라서 쉽게 증축이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새로운 건물로 확장을 위해서 기부금을 모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수영장, Gym 같은게 학교 안에 있다고는 하지만 역시 지금 회사 시설에 비하면 정말 정말 좁다. 또 학교 구내 식당도 거의 예전 공학관 매점 수준으로 작다. 왠만한 복도나 계단은 두명이 나란히 지나다니기가 힘들다. 하지만 그곳에서 부데끼면서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있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더 잘 들리고, 서로 어깨를 부딪히면서 밥을 먹더라도 왠지 더 친밀해진다. 솔직히 학교에 반나절밖에 안 있었는데 매우 그곳에 동화된다는 느낌이 잘 들었다. 사람많은 한국에서 온 나는 어떻게 보면 이런게 더 왠지 익숙해서인지 자연스러울 정도였고, 외국에서 이런 느낌을 받아보는게 몇번 되지 않아서 신기하기까지도 했다.  

학교에서 바로 연결되는 뒷문으로 윈저라는 펍이 있는데, 정말 학교랑 바로 붙어 있다. 졸업생들, 재학생들이 이곳을 꼭 가보라고 해서 역시나 큰 규모의 가게를 기대했으나 역시나 오래된 전통이랄까 그런게 느껴지는 작은 가게였다. 하지만 여기서 수많은 기업의 임원들이 맥주를 마시고 대화를 나눴다는 것을 상상하면 약간은 역사적 명소에 온 신성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물론 지금 돌이켜보니 오바였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 좁은 장소가 그들을 더 친밀하게 만들고, 서로의 에너지와 열정을 더 느끼게 해주지 않았을까. 예전에 대학때 동기들과 신촌에서 자주 갔던 둘둘치킨, 아우네 등을 생각해보면, 지금 생각하면 참 맛없고 지저분한 가게였지만. 친구들하고 뭔가 모르게 재밌고 신나게 떠들고 웃으면서 밥을 먹었던 것 같다. LBS에서 있었던 몇시간 동안 다시 그때의 에너지가 느껴지는거 같아서 다시 학생이 된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윈저 펍


LBS. 유럽의 최고 MBA.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런던이라는 도시와 이 학교가 갖는 에너지와 생동감이 나를 2년동안 깨어있게 해줄 것 같아서 이 곳에 애착이 간다.

사실 MBA를 준비하는 내내 LBS의 학교 특색이 손에 잡히지 않아서, 지원 초기에 내가 이 학교를 쓰는게 맞는가 하는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졸업생, 재학생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에너지와 가끔은 거만할 정도로 느껴지는 자신감은 이 곳을 방문하고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학교 브로슈어에 써놓았던 두가지 이해 안되었던 London과 Vibrant 하다는 사항은 이 곳에 와봐야지만 체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지원자들은 꼭 캠퍼스 투어를 하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2년동안 이 도시와 학교가 제공하는 경험이 내 삶을 어떻게 다시 충전시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줄지 기대가 된다. 지난주말에 면접을 봤기 때문에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것 같다. 약간 시간이 지날 수록 잘못 대답했던게 생각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감사하게 무난하게 본 것 같다. 내 인생에 좋은 결과 주실 것을 믿으며 이만 포스팅을 끝낸다!

LBS 의 본 건물인 Sainsbury. 날씨가 좋을 때는 저 뜰에서 Sundowners와 여러 공연을 한다고 한다.